K-콘텐츠 해외 진출, 저작권만으론 부족하다 — 상표·디자인 포트폴리오 전략
K-콘텐츠 해외 진출, 저작권만으론 부족하다 — 상표·디자인 포트폴리오 전략
K-콘텐츠 열풍으로 해외 진출은 늘지만, 정작 브랜드를 지킬 상표·디자인 권리가 비어 있는 기업이 많습니다. 저작권 등록만으로는 현지 상표 무단선점과 디자인 모방을 막지 못합니다. 해외 진출 전 반드시 챙겨야 할 상표·디자인 포트폴리오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드라마·웹툰·K팝을 넘어 K푸드와 K뷰티까지, 한류는 이제 하나의 산업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브랜드가 유명해질수록 그 이름을 먼저 가로채려는 움직임도 빨라집니다. 해외에 제품을 팔기도 전에 '내 브랜드'를 현지에서 되사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단선점 피해는 대기업에서 중소·중견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 해외에서 벌어지는 일
지식재산처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중국에서만 K브랜드 무단선점 의심상표가 1만 건을 넘었고, 최근 2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동남아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집계에서는 7개국의 무단선점 의심 피해가 2023년 약 4천 건에서 지난해 처음 1만 건을 돌파했고, 피해 기업 수도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사례가 삼양식품입니다. 김정수 부회장은 2026년 초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삼양식품이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그중 27개국에서 상표 분쟁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히트 브랜드가 될수록 상표 브로커의 표적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피해가 대기업을 넘어 이제 막 성장한 중소·중견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왜 저작권만으로는 부족한가
핵심은 권리의 종류가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저작권은 웹툰·영상·캐릭터 같은 '창작 표현'을 보호하지만, 시장에서 제품을 파는 '브랜드 이름'은 상표권이, 제품의 형태·포장·매장 콘셉트는 디자인권이 보호합니다. 상표 브로커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 상표권입니다.
특히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처럼 선출원주의*를 채택한 나라에서는, 실제로 그 브랜드를 만든 기업이 아니라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자가 됩니다. 브로커는 이 허점을 파고들어 한국 브랜드를 선점한 뒤, 기업이 진출하려 하면 상표를 되사라고 요구하거나 역으로 침해를 주장합니다.
* 선출원주의 : 실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 국가가 채택하고 있어, 해외에서는 '먼저 등록'이 곧 방어책이 됩니다.
브랜드 방어는 저작권 하나가 아니라 세 권리의 조합으로 완성됩니다.
기업이 놓치기 쉬운 세 가지 리스크
첫째, 국내 등록만 믿는 착각입니다. 상표권은 나라별로 따로 발생하므로 한국 등록이 현지에서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둘째, 좁은 상품류 등록입니다. 자사 주력 업종에만 등록해 두면 브로커가 다른 상품류로 우회 선점합니다. 셋째, 디자인 공백입니다. 빙수 브랜드 설빙 사례처럼 상표뿐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유니폼·집기까지 통째로 모방당하면, 상표권만으로는 대응 범위가 좁아집니다.
실무 대응 전략
대응의 출발점은 진출 예정 국가·상품류를 먼저 지도로 그리는 것입니다. 실제 판매 전이라도 핵심 시장에는 선제 출원으로 권리를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마드리드 국제출원*을 활용하면 다수 국가에 효율적으로 상표를 확장할 수 있고, 제품 형태나 패키지가 경쟁력이라면 디자인권을 함께 설계해 모방을 입체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이미 선점당했다면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최근 중국은 사용 의사 없는 상표 출원을 거절·무효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고, 상대가 브로커임을 입증하면 무효심판에서 권리를 회복한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 마드리드 국제출원 : 하나의 출원으로 여러 회원국에 상표를 출원하는 국제 제도. 국가별 개별 출원보다 비용과 절차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사안이 우리 독자에게 전략적으로 의미하는 바
문체부·한국저작권위원회의 해외 저작권 지원사업은 분명 유용한 발판이지만, '저작권 등록'과 '브랜드 방어'는 다른 층위의 문제입니다. 임원·특허담당자 관점에서 진짜 리스크는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무형자산이 조용히 새어나가는 데 있습니다. 브랜드를 되사는 비용, 진출 지연으로 놓친 매출, 조악한 위조품에 훼손된 이미지는 모두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외 진출은 '저작권 하나'가 아니라 상표·디자인·저작권을 묶은 포트폴리오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이투비는 진출 국가·상품류 설계부터 선제 출원, 무단선점 발생 시 무효심판·분쟁 대응까지 하나의 전략선상에서 검토합니다.
결론
한류가 커질수록 브랜드를 노리는 손도 빨라집니다. 진출 이후 되찾는 비용은 사전에 권리를 확보하는 비용보다 훨씬 큽니다.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라면, 저작권 등록에 앞서 상표·디자인 포트폴리오부터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안은 대표 변리사 상담을 통해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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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2